붉은 단풍은 잎에 갇힌 당으로 만듭니다. 낮에 볕이 좋아야 당이 많이 생기고, 밤이 차야 그 당이 잎에 남습니다. 둘 중 하나만으로는 곱게 물들지 않습니다.
붉은 단풍의 재료는 당입니다. 잎은 낮 동안 햇빛을 받아 당을 만들고, 밤에는 그 당을 줄기와 뿌리로 내려보냅니다. 그런데 가을이 되어 떨켜가 물길을 막고 밤 기온까지 내려가면, 당이 내려가지 못하고 잎에 남습니다. 그 남은 당이 안토시아닌으로 바뀌면서 잎이 붉어집니다.
그래서 곱게 물들려면 두 가지가 함께 필요합니다.
낮에는 볕이 좋아야 합니다. 흐린 날이 이어지면 잎이 당을 적게 만듭니다. 재료가 없으면 색도 없습니다.
밤에는 서늘해야 합니다. 밤이 따뜻하면 만들어진 당이 줄기로 내려가 버립니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클수록 잎에 당이 많이 남습니다.
가을에 맑은 날이 이어지고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해에 단풍이 곱다는 말은 여기서 나옵니다. 반대로 비가 잦거나 밤까지 포근하면 색이 흐려집니다.
다만 추우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너무 이른 서리는 오히려 해가 됩니다. 잎이 얼면 세포가 망가져 색이 나기 전에 갈색으로 마르고 떨어집니다. 가을 태풍과 강한 바람도 같습니다 — 물들 시간을 주지 않고 잎을 떨어뜨립니다. 여름 가뭄이 심했던 해에는 잎이 미리 상해서 단풍이 일찍 지기도 합니다.
이 지도에서 말하는 첫 단풍은 산 꼭대기부터 잎의 20% 가량이 물든 때이고, 절정은 80% 가량이 물든 때를 가리킵니다. 산 전체가 한꺼번에 물드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기 때문에, 같은 산이라도 정상과 매표소의 때가 스무 날쯤 차이 납니다.
이 지도의 절정일이 평년값 어림값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같은 산이라도 그해 볕과 밤 기온에 따라 앞뒤로 일주일씩 밀립니다. 떠나기 전에 국립공원과 기상청 발표를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